필리핀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는 바로 현지 음식입니다. 다양한 문화와 식민지 시대의 흔적이 어우러진 필리핀 음식은 아시아, 스페인, 미국식 요소가 혼합된 독특한 풍미를 자랑합니다. 2025년 현재도 필리핀 로컬 레스토랑은 물론 리조트 내에서도 현지 음식을 접할 기회가 많아지고 있으며, 한식 못지않게 친숙한 맛을 제공하는 메뉴도 다수 존재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필리핀 대표 음식인 레촌, 시니강, 망고를 중심으로 꼭 먹어봐야 할 로컬 음식들을 상세히 소개합니다.
레촌: 필리핀식 통돼지 바비큐의 진수
레촌(Lechon)은 필리핀을 대표하는 국민 음식으로, 통돼지를 통째로 구워내는 바비큐 요리입니다. 스페인 식민지 시절에서 유래한 이 음식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고기 식감이 일품이며, 파티나 명절에 빠지지 않는 주요 메뉴입니다. 2025년 현재 세부(Cebu)는 필리핀 레촌의 본고장으로 알려져 있으며, ‘CNT Lechon’, ‘Rico’s Lechon’, ‘House of Lechon’ 등 유명 맛집들이 현지인과 관광객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레촌은 일반적으로 식초와 간장을 섞은 딥소스에 찍어 먹으며, 찰밥(푸소) 또는 갈릭라이스와 함께 곁들입니다. 한 접시에 150~300페소(3,600~7,200원) 정도로 즐길 수 있으며, 일부 레스토랑은 뷔페식으로 제공하기도 합니다. 레촌 맛의 포인트는 사용되는 허브와 양념에 있으며, 속을 마늘, 레몬그라스, 양파, 월계수 잎 등으로 채워 4~5시간 동안 천천히 구워냅니다. 여행자라면 식사뿐 아니라 진공포장된 레촌도 시도해 볼 수 있는데, 세부 공항이나 쇼핑몰에서 테이크아웃 상품으로 판매 중이며,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있습니다. 단, 입국 시 육류반입 제한 국가로의 이동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시니강: 새콤한 필리핀식 수프 요리
시니강(Sinigang)은 필리핀식 신맛 수프로, 타마린드(여주), 토마토, 칼라만시 등을 이용해 국물에 강한 산미를 더한 전통 음식입니다. 돼지고기, 해산물, 소고기 등 다양한 재료가 활용되며,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 것이 특징입니다. 2025년 기준 필리핀 전역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가정식 메뉴 중 하나이며, 특히 레스토랑 체인 ‘Mesa’, ‘Gerry’s Grill’, ‘Mang Inasal’ 등에서는 다양한 버전의 시니강을 맛볼 수 있습니다. 가장 대중적인 종류는 돼지고기를 이용한 ‘Sinigang na Baboy’이며, 시큼한 국물에 무, 가지, 고추, 시금치, 토마토 등이 함께 끓여집니다. 국물은 매운 맛보다는 새콤한 맛이 강하며, 밥과 함께 먹기에 좋습니다. 최근에는 시니강에 망고나 파인애플을 첨가한 이색 메뉴들도 등장하고 있으며, 일부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해산물 버전 ‘Sinigang na Hipon’(새우 시니강), ‘Sinigang na Salmon’(연어 시니강)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가격은 보통 200~400페소(약 5,000~10,000원) 수준이며, 2~3인이 함께 나눠 먹는 전골류 스타일로 제공됩니다. 시니강은 한국의 김치찌개처럼 현지인에게는 일상적인 음식이며, 배탈이나 더운 날에 해장용으로도 자주 소비됩니다. 여행 중 피곤할 때, 무겁지 않은 한 끼로 즐기기 좋은 메뉴입니다.
망고: 필리핀 국민 과일의 명성
필리핀은 세계적인 망고 수출국 중 하나로, 2025년 현재에도 여전히 달콤하고 풍부한 향을 지닌 망고로 유명합니다. 특히 기마라스(Guimaras) 섬은 필리핀에서 가장 질 좋은 망고를 생산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 브랜드화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망고는 일반적으로 ‘칼라바오 망고(Manila Mango)’로 불리며, 섬유질이 적고 껍질이 얇으며 당도가 매우 높아 생과일로도 좋고, 디저트 재료로도 다양하게 활용됩니다. 망고 관련 대표 디저트로는 ‘망고 그레이엄(Mango Float)’이 있으며, 이는 크래커와 연유, 생망고를 층층이 쌓아 차갑게 굳힌 디저트로, 가정식으로도 흔히 만들어집니다. 또한, ‘망고 셰이크’, ‘망고 빙수’, ‘망고 스무디’ 등 음료 형태로도 즐길 수 있으며, 대형 카페 체인 ‘The Coffee Bean’, ‘Bo’s Coffee’, ‘Cha Tuk Chak’ 등에서도 계절 한정 망고 음료를 판매 중입니다. 2025년 기준 생망고 1kg 가격은 약 120페소(2,800원) 내외이며, 공항 면세점이나 마트에서는 건조망고, 망고잼, 망고초콜릿 등의 형태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단, 생과일은 일부 국가 입국 시 반입 제한 품목이므로 반드시 규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망고는 더운 날씨 속에서 수분 보충에도 좋고, 비타민C 함량이 높아 피로 해소에도 도움이 되는 과일입니다. 필리핀에 간다면 매일 아침 망고 한 접시는 당연히 챙겨야 할 일과 중 하나입니다.
2025년 현재 필리핀은 다양한 로컬 음식 문화가 더욱 주목받고 있으며, 레스토랑뿐 아니라 길거리, 시장, 쇼핑몰에서도 쉽게 현지 음식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레촌, 시니강, 망고는 그 중에서도 필리핀 고유의 정서와 일상 문화를 담고 있는 대표 메뉴입니다. 여행자라면 낯선 음식이라도 한 번쯤 도전해 보고, 현지의 풍미를 경험해 보는 것이 진정한 여행의 즐거움입니다. 합리적인 가격과 익숙한 재료 덕분에 필리핀 로컬 음식은 한국인에게도 부담 없이 다가올 수 있는 맛입니다.